공자의 저서 논어, 시경, 서경, 역경, 예기, 춘추에 대한 글이다.
논어, 유교경전의 집대성
공자는 13년간의 유랑생활을 마치고 68세에 노나라에 돌아온다. 그리고 유교 경전을 편찬하는 데 온 힘을 다한다. 이때, 유학의 경전이라고 하는 '서경', '시경', '역경', '예기', '춘추' 등이 정리되는데 이걸 오경이라고 한다. 경이란 본래 베를 짤 때 세로로 걸어 놓는 날줄을 말하는데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를 적은 책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詩經(시경)
이 시경은 참 재미있는 책이다. 주나라 초기부터 유행하던 노래들의 가사 모음집이다. 오늘날로 치면 노래방 가사집 맨 앞에 수록한 ‘오천만의 애창곡’쯤 될 듯 싶다. 원래 이름은 '시詩'였고, 전국 시대 (기원전 475~221)에 이르러 ‘경(經)’자가 붙어서 ‘시경’이 되었다. '사기'에 의하면 “옛날에 시 3000편이 있었는데 그중 중복되는 것은 빼고 예의에 합당한 것만을 골라 305편을 뽑아 공자가 '시경'을 편찬하였다고 한다. 즉, 유행가중 인성교육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모은 책인 셈이다.
여기에 우리가 알 만한 유명한 구절이 ‘일각이 여삼추’란 말이다. 一 (한 일) 刻(새길 각) 일각은 15분 정도를 의미하고 여삼추는 如(같을 여) 三(석 삼) 秋(가을 추) 삼추는 세 번의 가을이다. '여'는 같다. 즉, 세 번의 가을이 지난다는 뜻이니 삼 년을 의미한다. 결국 일각이 삼 년과 같이 느껴진다는 뜻으로 무엇을 기다리는지 모르겠지만 기다리는 마음이 매우 간절할 때 쓰이는 말이다. 어쩌면 공자 때도 남녀 간의 사랑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나 싶다. 누군가 기다려 본 사람은 이 말 뜻 다 알 듯.
論語(논어), 제자들에 의해 집대성되다.
論(논) 논의하다, 語(어) 말씀 어. 논(論) 지금의 논술 이런 식이니까 특별한 주제 가지고 그것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이 뭡니까? 정치가 뭡니까? 어(語)는 말이란 뜻이니까 공자의 언행을 기록한 것이다. 저자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공자의 제자 편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총 1만 2,700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공자의 책 '논어'에 저작권 살아 있었으면 아마 갑부가 됐을 듯싶다.
현존본 20편
현존본은 「학이」에서 「요왈」까지 총 20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분류는 단지 문장의 처음 두 글자씩을 딴 것이다. 예를 들면 제1편은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로 시작해서 1편을 ‘學而’ 편이라고 부른다.
1편 ‘學而’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어찌 기쁘지 않으랴.’
모르던 것을 밝히 알아가는 시원함, 특히 자신이 관심 있어하는 분야를 배워가며 과거에 비해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뿌듯한 일이다. 이 글을 읽는 분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學習(학습)
여기서 만들어진 말이 '학습'이다. 學(학 : 배움) 배우고, 習(습 : 연습) '학이시습지'의 '時(시)'는 '때때로'로 번역되었는데 의미상 '제때, 적시에' 익히라는 의미다. 누군가의 강의를 들었다고 그것이 바로 나의 지식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배운 것을 일주일 후에 다시 보면 신기하리만큼 새롭게 느껴진다. '내가 이걸 배웠었다고??? 전혀 기억이 안 나는데?' 다시 익히는 '복습'에도 때가 있다.
15C 생육신의 한분인 김시습[1435(세종 17) ~ 1493(성종 24), 이분이 이름도 여기서 왔다. ‘학이시습지’ 호는 매월당, 작품은 '금오신화', 한문 소설집이 있다.
위정편, 일생
공자는 열다섯 살에 지학(志學) 학문에 뜻을 두었다고 한다. 서른 살에 이립(而立 : 뜻을 세웠어. 인생관을 정립했고), 마흔 살에 불혹(不惑).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음을 뜻한다. 쉰 살에 지천명 하늘이 나 왜 태어나게 했나 알게 되었다고 한다. 육십 살에 이순(六十而耳順), 이순 귀가 순해져서 누구의 말 듣고 욱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칠십 살에 종심(소유불유구) 그냥 종심이라고 하는데 '마음을 따른다' 좇을 종, 마음 심, 바 소, 하고자 할 욕, 아닐 불, 넘을 유, 곱자 구.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를 어기지 않았다.’
멋지지 않은가? 그런데 왜 마음에 안 와닿는지. 아직 칠십이 안 돼 봐서 모르는 게 아닐까라며 위로 중에 있다.
15~ 70세에 대해 이야기하면 공자는 70을 넘게 살았고 자신의 인생 이야기이겠지만 우린 아직 그 나이가 안되었다. 그래서 70은 살아야 세상에 대해 알게 될 듯하다. 그런데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지금의 나이로 생각하면 안 된다. 그 당시 공자의 나이는 평균수명을 놓고 보면 현재로는 150세 정도다. 그 당시는 평균수명이 짧았는데도 공자는 오래 살았다. 철학자들이 일반적으로 오래 사는데 (유학자 중 주희나 이황 같은 분들은 70쯤 산다.) 그러니 공자는 알았으리라.
그런데 양명이나 이이 같은 분들은 50쯤 사니까 왠지 삶을 다 아는 게 아닌 것 같다.
우리에게 맞춰보자
15세 지학 ‘학문에 뜻을 두었다?', 지금의 중2인데 말 가장 안 듣고 가장 무서울 때다.
30세 이립 ‘인생관이 정립되었다’ 요즘은 결혼식도 못 올리는 나이다.
40세 불혹 혹하지 않는다? 주위에 말에 끌리지 않게 되었다? 필자가 40이 돼 보니 모든 것에 혹하던데. 오히려 혹하지 않는 것이 없다!
60세 이순 귀가 순해져? 즉, 남을 듣고 욱 안 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요즘 나이 드신 분들 모든 말에 거슬려하시던데, 욱 잘하시고. 태극기 부대의 분들이 주로 이 나이 아닌가? 그래서 아마도 공자도 ~이다가 아니라 해야 한다. 했어야 한다의 의미는 아니었을까?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앎이다’ (논어)
공자의 사상, 인과 예
인간답게 되는 길
공자의 철학은 인과 예로 대변되는데, 춘추 시대 사회적 혼란 속에서 공자의 관심은 '인간이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걸 ‘길’ 길 도자 써서 道(도)에 따르라고 했다. 그럼 공자가 제시한 인간의 길 도는? 복고! '옛날로 되돌아가자! 주나라는 도덕이 바로 서 있기 때문에 태평성대였다'라고 보고 주나라의 예악을 숭배하고 복원하려 했다. 공자, 노자, 손자 이런 양반들이 크게 보면 그래서 춘추전국시기의 인물이고 조금 더 자세히 본다면 춘추에서 전국으로 넘어가는 시기쯤의 인물들이다. 춘추시대는 전국시대와는 좀 달랐다. 춘추시대 전쟁은 전쟁이라 해도 예의가 있었다고 한다. 상대국(적국)에 상 당하면 휴전했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슬프시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하시지요." 공자는 주나라 봉건적 사회 질서를 복귀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았으며 제후들이 주왕실을 인정하지 않고 경쟁을 벌이던 춘추전구시대를 무질서와 혼란으로 규정하고 당시를 무도(無道)한 사회로 규정하고 도가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이상으로 삼았던 것
예, 유례 - (사회적) 버릇
우리 가끔 어른들이 이런 말을 한다. 저런 버릇없는 놈? 버릇? 버릇? 즉, 습관이다. 그럼 예는 버릇인데 개인의 버릇이 아니라 사회적 버릇 그러니 그 사회가 항상 그래왔던 행위 양식을 말하고 그걸 예라고 부른 것이다. 사극 보면 '예법에, 법도에 어긋납니다.' 즉, 해오던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관행에 어긋난다는 건데, 예는 관행, 관습이란 뜻이고 그게 길(도)인 것이다.
외(면)적 사회 규범
우린 생활에서 들으면 안 되는 말이 있다. '버릇없다!', '이런 예의 없는 놈!' 선생님을 봤으면 예를 지켜야 하는데 그냥 지나가거나 또는 '하이!'정도의 인사를 하면 들을 수 있는 말이다. 그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관행 행동양식이다. 그럼 이 관행 = 예가 우리의 행동을 구속하니까 규범이 된다. 어떤 규범? 사회 규범. 그래서 외적 사회규범이라고 한다.
虛禮(허례), 無禮(무례)
그러면 공자 때는 예가 없었는가? 아니다! 주나라 문화였으니 문제는 잘 지켜지지 않거나 지켜져도 옛날 같지 않은 게 문제라는 것이다. '제사 지내기 귀찮아? 그래서 안 지내? 또는 대충 지내 형식만 지켜?' 이것을 우리는 허례라고 한다. 허례허식 뜻은 마음 없는 예로써 형식만 치중한다는 뜻이다. 이 것 외에 안 지키는 무례라고 한다. 예를 들면 아버지 퇴근 출근하시는데 용돈 받으려고 인사해야 하는데 고개만 끄덕인다? 이게 허례다. 아빠가 인사도 안 하냐?라고 할 때 '어제도 했잖아'라고 하면 無禮(무례)한 게 된다.
글. 가생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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